허정무 감독 ⓒ스포탈코리아
네덜란드에 한국 축구를 처음 알리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며 축구팬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는 박지성과 이영표.
그들이 유럽에 첫 발을 내디딘 곳은 2003년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이었다. PSV는 자국의 프로리그 우승을 18번, 네덜란드 FA컵 우승 8번, 수퍼컵 우승 7번, UEFA컵(당시 유럽클럽컵)과 유러피언컵을 각각 한 차례씩 우승했으며, 네덜란드의 축구 전설이라 할 만한 요한 크루이프를 배출한 명문 구단이다.

이 전통의 구단에 20여년 전에 진출해서 네덜란드 축구계에 한국을 처음 알린 선수가 허정무였다. 1980년 8월에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차범근보다 훨씬 많은 연봉에 계약했으며, 1980-1981시즌을 시작으로 1981-1982시즌과 1982-1983시즌까지 활약했다.

그는 당시 세계 최고의 리그였던 분데스리가로부터 계속 유혹을 받았으나 PSV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여 네덜란드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K리그로 돌아왔다. 한 잡지는 당시 그의 활약을 이렇게 적고 있다. ‘허정무의 왼발 슈팅은 차범근보다 강하고 전반적으로 기량도 세련되어 있다.(서독 스포츠전문지 빌트스포츠)’.

공격수로 진출하였으나 미드필더(MF, 당시 링커LK)로 포지션을 바꾸는데도 성공했고, 네덜란드 1부리그·FA컵·UEFA컵·친선경기에서 모두 23골을 넣었으며, 어시스트는 줄곧 팀 내 1위를 달렸다.

예측하라, 감각적으로 골 냄새를 맡아라

그의 첫 비결이다.
“훌륭한 공격수가 되려면 골 냄새를 맡아야 합니다. 예측을 하거나 감각적으로 느껴야만 그 후에 신경이 반응하듯 슛 동작을 할 수 있어요.”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으며, 선수시절 진돗개란 별명을 얻었던 그와 잘 어울리는 듯하다. “공이 나에게 어떻게 올 것인가? 기회의 순간을 준비하고 있어야 해요. 동료의 플레이를 잘 알아야 하고, 크로스 올리는 사람의 자세를 보면 어떻게 공이 오는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중앙선을 넘어오는 미드필더가 돌진하면서 어떻게 공격수에게 패스할 지도 미리 생각해볼 수 있죠. 페널티구역에서 특히 중요해요. 우리와 상대 선수가 경합할 때 공이 어디로 튈 것인가. 상대 수비가 빼앗거나 걷어내면 공의 방향은 어느 쪽이 될까. 우리 팀이 슛을 했을 때 상대 골키퍼가 막아내면 어디로 튈 것인가 예측해야 돼요. 100% 예측은 힘들지만 경기에서 감각을 익히면 예측의 성공 확률도 높아집니다. 예측 능력이 높은 선수는 훌륭한 스트라이커가 될 수 있죠.”

그는 실제로 공의 방향을 예측하고 준비해서 감각적으로 골을 넣는 공격수였다.
1975년 5월 22일 동대문에서 열린 박대통령배 축구대회 버마(현 미얀마)와 결승전에서 미드필더 박병철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문전 센터링한 것을 골 지역 왼편에서 장신 조동현이 헤딩 패스하자 골 지역 오른쪽에 있던 허정무가 달려들며 헤딩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페널티지역에 4명씩 있는 상황에서 공의 방향을 끝까지 예측한 덕분에 값진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1:0 승리로 우승배를 한국에 안겼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1985년 11월 3일 잠실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일본전. 이 경기에서 한국은 허정무의 결승골로 한국은 1-0으로 승리,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 골의 성공 비결 역시 동일하다.

김종부, 박창선, 최순호가 페널티라인에 나란히 서있었다. 오른쪽에 있던 김종부가 박창선에게 건네주고, 중앙에 있던 박창선이 다시 왼쪽으로 패스했는데 이를 받아 최순호가 수비를 제치고 강하게 슈팅한 것이 골문 오른쪽 기둥을 맞고 골키퍼 왼쪽으로 튕겨나왔다. 공의 방향을 예측하고 재빨리 쇄도했던 허정무가 왼발로 가볍게 차넣어 극적인 득점을 할 수 있었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허정무 감독ⓒ스포탈코리아
아마추어, 실업, 유럽과 한국 프로리그를 뛰다

허정무는 1969년 1월 고등학교 1학년 되는 해에 영등포공고에서 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연세대, 한전, 해군, PSV, 현대(현재의 울산현대)까지 18년간 쉼 없이 뛰면서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1973년과 1974년에는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되었다. 1974년 4월 3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청소년대회 3·4위전, 홈팀 태국과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2-1 승리에 기여하고 국제대회에서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해 11월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허정무는 12월 20일 방콕에서 열린 킹스컵 축구대회에 참가했다. 결승에서 홈팀 태국을 만나 1-1을 기록, 연장전에 들어갔다. 1골이 바로 박이천의 골이었다. 연장전에서는 김진국과 허정무가 득점을 올려 3-1로 우승을 차지했다. 허정무의 A매치 첫 득점이었다. 그는 이 골을 시작으로 허정무는 국가대표팀에서 44골을 넣었다.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한 A매치의 득점은 30골이다.

국가대표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해는 1977년이었다. 바레인, 리비아를 상대로 각각 해트트릭까지 기록하고 박대통령배 개막전에서 2골을 몰아넣으면서 12득점을 기록했다. 1986 멕시코 월드컵 최종 예선 한일전의 결승골과 본선 이탈리아 경기의 골이 팬들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다.

허정무는 1974년부터 1986년까지 13년 동안 국가대표의 유니폼을 입었다. 1984년부터 1986까지 국내 프로리그에서 세 시즌을 뛰었으며 39경기에 출전해 5골-5도움을 남겼다. 1984년에는 축구 슈퍼리그 최고 인기상과 베스트11에도 뽑혔다.

빠르게 반응하라, 패스하듯 슈팅하라!

“둘째, 패스하듯 슈팅하는 것도 필요해요. 필드에서는 움직임이 좋은 선수인데 골키퍼 앞에서는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상대 골키퍼를 우리 선수라고 생각하면 좋아요. 그리고 침착하게 골문의 빈 곳을 향해 패스할 곳이라고 여기고 슈팅하면 정확히 골을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은 감독으로서 골문 안으로 패스하듯 하라고 지도합니다. 패스할 때는 타이밍도 맞추고, 상대 수비 피해서 잘들 하잖아요. 강하다고 해서, 급하게 슛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거든요.”

“셋째,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해요. 반응이 빠를수록 골 성공 확률은 높아집니다. 정확하고 빠르게 자기 슈팅을 해야죠. 골 냄새를 맡고 예측을 했으면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골키퍼의 플레이에 빨리 반응해야만 골을 넣을 수 있죠. 빨리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라면 차라리 반 템포를 느리게 하는 것도 좋아요. 공격수가 예측하듯 수비수도 예측을 하고 움직이는데 역으로 내가 움직여야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잖아요.”

“후배들에게 하나만 더 조언하자면,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순간에도 침착하라는 것이에요. 상대의 고함이나 태클에 움찔할 필요 없어요. 몸싸움에도 겁먹지 말고 침착해야 합니다. 아무리 찬스가 많이 와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침착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허정무 : 1955년 출생. 1973~1974년 청소년대표, 1974~1986년 국가대표 선수. A매치 87경기 30득점. 현 한국대표팀 감독.)


글=손성삼(KFA 기획실 과장)
출처 : 대한축구협회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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